한 여자가 있었다. 반장도 했다. 학생회장도 했다. 초·중·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했다. 서울법대에 들어갔다. 사법고시에 합격했다. 최초의 여성 법무부장관이 되었다. 외교통상부 여성인권대사가 되었다. 아시아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리더로 선정되었다. 1천만 서울시장 후보가 되었다.
또 한 여자가 있었다. 이름이 촌스러웠다. 가난했다. 등록금을 못 냈다. 울었다. 학교로 빚쟁이가 찾아왔다. 또 울었다. 운동권 남자와 결혼했다. 남편은 걸핏하면 구속되었고, 그녀는 밥 먹듯 면회를 가야 했다. 아이를 갖고 싶었다. 실패했다. 남편은 사업에 실패했다. 남편의 모든 빚을 떠안았다. 여전히 빚이 많다. 여전히 눈물이 많다.
상처가 많은 여자와 영광이 많은 여자. 두 여자는 강금실이라는 한 이름을 쓴다.
『카피책』, Page 50
한 사람/사물을 표현하면서 두 가지 면을 각각 모아서 표현하되 짧게짧게 줄줄이비엔나처럼 모아 표현하는 것도 좋은 표현 방법이다. 고 한다. ㅎㅎ
이 말도 카피(COPY)네 ㅋㅋ